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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up Diary

새로운 시작

날고양이-* 2018. 10. 30. 23:47

나는 지금 작은 스타트업의 2년차 경영자다.

나름 4년제 대학교 컴퓨터 공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위를 받을즈음 내가 처음 사업을 하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부모님은 대학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았으면 안정된 직장생활을 할 것이지 공부만 하던 니가 무슨 사업을 하냐고 엄청난 반대를 하셨다.

하지만 나는 한번 꽂히면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이상한 똥고집으로 결국 부모님을 설득했다. 물론 가장 큰 역할을 했던건 나를 믿어준 나의 아내였지만..

그 기세를 몰아 처가집의 승낙도 받아냈다. 이제 곧 박사학위를 받으면 꿈에 그리던 스타트업을 할 수 있게되는 것이다.

학위를 받기 한달 전부터 회사만들기가 시작되었다. 다행히 지도교수님과 뜻이 있는 후배 2명이 같이 시작을 할 수 있었다. 

예정대로 2월에 학위를 받으며 나는 곧바로 법인을 설립하고 회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회사 준비당시 고민했던 아이템으로 나름 매주 회의도 하고 어떻게 개발도 진행할지 고민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미드에서 보던 스타트업의 분위기, 그리고 실리콘 밸리를 탐방하면서 느꼈던 그들의 문화만을 보았으니 나도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그렇게 될 것만 같았다. 당장 회사의 재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월급은 어떻게 지불되는지와 같은 아주 기초적인 것조차 나는 아무런 지식이 없었다. 그저 10년가까이 공부해왔던 기술만 가지고 아무런 실무경험없이 험난한 정글에 겁없이 뛰어든것이다. 

쉽게 얘기하면 청운의 꿈만 가지고 아무런 준비없이 시작해버린 것이다. 부가세 신고가 대체 뭐하는 것인지, 법인세는 왜 내야하는 것인지.. 하루하루가 의문의 연속이었다. 나는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시간가는 줄 모르고 개발만 하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던 것이다.

내가 지금 블로그에 이런 글을 주저리주저리 쓰기 시작하는 것은 누구에게 좋은 정보를 전달할 목적이 아니다. 단지 하루하루 회사의 대표로서 고민하는 것들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아까웠다. 나중에 언젠가 내 고민의 흔적들이 큰 자산이 될 것만 같았다. 

그래서 무작정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 글을 보면서 공감하면서 "아..너도 그렇구나 나만 힘든게 아니구나.."라는 위안을 얻길 바란다. 

2년가까이 회사를 운영하면서 "힘들지?" 라는 위로는 많이 받았으나 누구도 이러이러해서 힘들거고 이런건 알아야되고 라는 걸 가르쳐주지는 않았다. 몸소 느껴왔던 이야기들을 기억나는 대로 그리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과 나의 고민들을 끄적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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