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회사를 시작한 이후로 대표와 직원의 관계보다는 우리는 한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었다. 토론이 자유로운 분위기, 누구라도 아이디어가 있으면 모여서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회의 때마다 "우리는 한팀이다. 회의는 격의없이 자유롭게 토론해보고 비판도 해보자!"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모두 가만히 내 말만 듣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라고 물으면, 다들 "괜찮은것 같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이렇게 되면 그냥 회의를 안하는게 낫다. 괜히 시간만 뺐고 잔소리만 하는 시간이 되어버리니깐 말이다. 문제가 뭘까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는데 도무지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중, 회사에 처음으로 합류하셔서 정말 고생 많으셨던 팀장님께서 그만두시겠다고 하셨다. 나보..
스타트업 3년차이다. 박사학위를 받고 법인을 설립하여 2년이 지났다. 지난 2년을 뒤돌아보니 한마디로 표현해서 '바빴다!' 이다. 사업제안서를 쓰고, 직원도 채용하고, 재무도 관리했으며 프로젝트 진행관리, 개발미팅 등 정신이 없었다. 3년차로 접어드니 서툴렀던 일들이 몸에 익어서 그런지 생각할 시간들이 생겼다. 작년까지 그렇게 미친듯이 가리지 않고 일을 했던 이유는 올해부터 시작할 서비스 개발의 종잣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다행이 1년정도 버틸 수 있는 금액이 모였다. 2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최적의 서비스를 발굴하였고 이제 개발을 하면되는데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인다. 사람관리, 회사구조, 마케팅, 전략 등 하나같이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다. 개발전에 검증되어..
스타트업을 하겠다고 뛰어들어 2~3개월은 내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른채 지나갔다. 정직원 한명없이 혼자 회사 차려놓고 이리저리 강연불려다니며 인사하고 술마시고.. 그러다 문득 현실을 자각했다.내가 생각했던 스타트업의 환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같이 의기투합했던 후배들은 학업과 연구실 일에 치여 회사쪽 일에 점점 소극적이었으며 나 또한 그들이 바쁜걸 알기때문에 선뜻 부탁하는게 어느순간 부담스러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문득 이 회사에 전념하는 사람은 나 혼자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현실을 자각하기 시작했다.이대로 가면 망하겠구나. 그렇게 큰소리 치고 나는 할 수 있다면서 온갖 장미빛 미래를 집에다 얘기해놓았다. 나의 아내, 나의 아이 .. 모든 것이 한번에 떠오르면서 덜컥 겁이나기 시작했다. 한가지 다행이었던것..